•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병상에서 배우다

오작교 744

1
  평소 병원을 멀리하고 지냈는데 지난겨울 한 철 병원 신세를 졌다. 병원에는 친지들이 입원해 있을 때 더러 병문안을 가곤 했는데 막상 나 자신이 환자가 되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다.

  모든 일에는 그 때가 있는 것 같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때그때 삶의 매듭들이 지어진다. 그런 매듭을 통해 사람이 안으로 여물어 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흔히 이 육신이 내 몸인 줄 알고 지내는데 병이 들어 앓게 되면 내 몸이 아님을 비로소 인식하게 된다. 내 몸이지만 내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사람이 앓는데 수많은 사람들의 걱정과 염려와 따뜻한 손길이 따르는 것을 보면 결코 자신만의 몸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앓을 때는 병자 혼자서만 앓는 것이 아니라 친지들도 친분의 농도만큼 함께 앓는다. ‘이웃이 앓기 때문에 나도 앓는다’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병을 치료하면서 나는 속으로 염원했다. 이 병고를 거치면서 보다 너그럽고, 따뜻하고, 친절하고, 이해심이 많고, 자비로운 사람이 되고자 했다. 인간적으로나 수행자로서 보다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했다. 지나온 내 삶의 자취를 돌이켜 보니 건성으로 살아온 것 같았다. 주어진 남은 세월을 보다 알차고 참되게 살고 싶다. 이웃에 필요한 존재로 채워져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앓게 되면 철이 드는지 뻔히 알면서도 새삼스럽게 모든 이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일었다 그리고 나를 에워싼 모든 사물에 대해서도 문득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혼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주고받으면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것이 인생사임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병원 대기실에서는 많은 인내력이 따라야 한다. 미리 예약된 시간에 서둘러 도착해도 자신의 이름 부르기를 끝없이 기다려야 하는 때가 많다. 더러는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환자가 자신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참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

  어느 날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병원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것도 환자에게는 치유가 되겠다는 생각. 우리들의 성급하고 조급한 마음을 어디 가서 고치겠는가.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기다리는 이런 병원에서의 시간이야말로 성급하고 조급한 생각도 함께 치료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할 거라는 생각이었다. 이런 생각이 들자 그 뒤부터는 기다리는 일이 결코 지루하거나 무료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 시간에 화두삼매(話頭三昧 - 나의 마음과 화두가 하나가 된 상태 - 편집자 주)에 들 수 있고 염불로써 평온한 마음을 지닐 수도 있다.

  병상에서 줄곧 생각한 일인데 생로병사란 순차적인 것만이 아니라 동시적인 것이기도 하다. 자연사의 경우는 생로병사를 순차적으로 겪지만 뜻밖의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죽음은 차례를 거치지 않고 생(生)에서 사(死)로 비약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순간순간의 삶이 중요하다, 언제 어디서 인생을 하직하더라도 후회 없는 삶이 되어야 한다.

  돌이켜 보면 언제 어디서나 삶은 어차피 그렇게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그 순간들을 뜻있게 살면 된다. 삶이란 순간순간의 존재다.
 
(210.204.44.5)

  
2010.03.24 (18:01:56)
[레벨:29]id: 오작교
 
 
 

요 며칠 아내가 아파서 병원생활을 합니다.

곁에서 병간호랍시고 어줍잖은 짓을 하고 있지만

어디 아픈 사람에 비견이 되겠습니까?

 

그래서인지 예전에 이 글을 읽을 때는 몰랐는데,

오늘은 구구절절이 가슴에 와 닿네요.

우리 모두 건강해져야 겠습니다.

 
(210.204.44.5)
  
2010.03.24 (21:09:27)
[레벨:29]id: 고운초롱
 
(추천 수: 1 / 0)
 
 

에고
온니의 병간호에 지친 심신...
모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그날..

언니랑 형부랑 만나 뵙고..

저도 많이 힘들었어요..

정말루 언니가 넘 소중하고 또한 고마울뿐이죵?
안구레도 넘 따뜻하게 잘 해주시지만
앞으로 더욱더 잘해야지 라공~ㅎ굳게 결심하셨죵??

 

암튼
오늘은 대통령님까장 방문하시공
병간호에 지친 울 형부
젤루 맛있다고 소문난 음식점 뫼시고 가서~ㅎ

영양보충을 시켜드려야겠다^^

시간이 될때에..(기대하고 이써효)~ㅋ

 편안한 밤 되세효^^

 

울 언니형부 아자아자 핫팅~!!

얄랴븅~꾸벅

 
(59.2.17.52)
  
2010.03.25 (12:56:02)
[레벨:29]id: 오작교
 
 
 

먼길 마다하지 않고 찾아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아내도 많이 위로가 되었답니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약해지는 것인가 봅니다.

그래서 언제나 억지로라도 건강해야 하는 것을요.

 

빨리 퇴원을 해서 젤루맛있다고 소문난 음식점에 가서 영양보충할 날만을 기다려야 겠네요.

고맙습니다.

 
(210.204.44.5)
  
2010.03.25 (19:11:43)
[레벨:28]id: 울타리
 
 
 

고운초롱친구가 언니라고 지칭하셨던 분이

이쁜천사님 이시라는걸 출석부 방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편찮으신지 모르지만

진심으로 위로말씀 드립니다.

충분히 요양하시어

하루빨리 쾌차하시기를 빕니다.

 

오작교님,

바쁜 업무와 병간호에 많이 지치시겠지만

힘 내시라는 말 밖에 드릴게 없네요.

빨리 회복하시기를 기원하는 간절한마음 보냅니다.

 

 
(123.109.49.174)
  
2010.03.25 (23:22:20)
[레벨:29]id: 오작교
 
 
 

예. 울타리님.

이렇듯 많은 분들께서 걱정을 해주셔서

금새 털고 일어날 것으로 압니다.

병간호랄 것도 없이 무담시 왔다 갔다만 하고 있지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답니다.

감사합니다.

 
(125.182.120.18)
  
2010.03.25 (20:20:48)
[레벨:29]id: 고운초롱
 
 
 

네~ㅎ

초롱이 친언니 몇명이나 있지만..

몽땅 서울에 살기 땜시렁 항개도 필요가 없답니다.^^

ㅋㅋㅋ

그래서 울 천사온니가 완죤 친언니나 다름이없고

진짜 형부라 부릅니다~^^

글구

제가..늘 의지를 하며 살아가고 있지요

 

고마운 분들이랍니다^^

 
(59.2.17.52)
  
2010.03.25 (20:28:35)
[레벨:29]id: 고운초롱
 
 
 

울 울타리 칭구님.

 

오늘도 안뇽?

울 형부의
지친 몸과맘이 울 칭구의 따뜻한 체온으로
완죤히~~~~싸~~~악 날아가겠네요^^
왜냐구욤??
초롱인 물론
힘들때마다 이케 위로를 해주며... 의지를 북돋아 주고
넘 고마워요^^


암튼
초롱이가 맘속으로 젤루 좋아하는 거 알죵??
울 자랑스런 {오작교의 홈}의 든든한 버팀목이 틀림없고

또한 칭구가 없으면 앙꼬없는 찐빵이구요.

 

미리미리 건강 잘 챙기시고

맨날맨날 운동으로 체력단련 욜띰히 하셔서
늘 행복만땅하세용^^

피에쑤:오늘아침에 언니랑 전화통화를 했었는데..

마니 좋아지고 있다고 하네요

감사해요^^

 
(59.2.17.52)
  
2010.03.25 (21:34:49)
[레벨:29]여명
 
 
 

이쁜천사님!

지난겨울 정모전에도

건강이 안좋다 하고선 

우리들 위해 진수성찬에..

가는길 바리바리 챙겨주시던 동생이...

멀리서 그저 언능 쾌차 하란 말밖에는....

건강 해야지요.

언능 훌훌터시고....

오작교 동생이 많이 걱정 하시던걸요.

아플까 걱정 이라고....

동생! 병원신세 지는 거 이번 한번만 이시우....

멀리서나마 건강 하시라....

기도 드려려우.

이쁜천사! 사랑해요~~~~

 
(67.250.69.50)
  
2010.03.25 (23:26:04)
[레벨:29]id: 오작교
 
 
 

여명님.

멀리 미국에서 이렇듯 기도를 해주신 탓인가 봅니다.

아내의 병세가 호전이 되어 가는 것은.

 

근 보름간을 이유도 아지 못한 채 엄청난 고열에 고생을 했었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열도 평상시의 체온으로 떨어졌구요.

 

많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125.182.120.18)
  
2010.03.25 (22:19:46)
[레벨:28]id: 별빛사이
 
 
 

촛불.gif

무탈하시길 바랩니다.

 
(219.248.200.63)
  
2010.03.25 (23:26:54)
[레벨:29]id: 오작교
 
 
 

조만간 훌훌 털고 일어나서 퇴원을 할 것입니다.

실제로 병세도 많이 호전이 되었구요.

감사합니다.

 
(125.182.120.18)
  
2010.03.26 (00:33:18)
장 고
 
 
 

병마에 시달리는 환자 자신도 힘들지만

옆에서 지켜보면서 간호하는 가족들의 마음고생이 더 힘들것이라 생각됩니다.

기운내시구려.....^^

 

고비를 네번 넘긴 사람도 있습니다. 작년엔 진정 마지막인 줄 알았지만 다시

일어났습니다. 특히 보다 많은 지인들께서 염려해주시니

속히 건강을 회복하시리라 믿습니다....^^

 

 
(121.173.241.114)
  
2010.03.26 (08:08:01)
[레벨:29]id: 오작교
 
 
 

장고님.

고맙습니다.

무슨 일이야 있을라구요.

금새 건강이 회복이 되어서 일어날 것으로 믿습니다.

 
(210.204.44.5)
  
2010.03.26 (07:26:43)
[레벨:28]순둥이
 
 
 

병원에 입원 하신줄 몰랐습니다.

이쁜천사님 속히 회복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오작교님 이쁜천사님 힘내세요. 화이팅!!!

 

 

 
(59.27.111.127)
  
2010.03.26 (08:14:04)
[레벨:29]id: 오작교
 
 
 

순둥이님.

감사합니다.

별로 길지 않은 시간인데 아내는 벌써 보챕니다.

빨랑 퇴원을 했으면 좋겠다고..

많이 좋아졌으니깐 머지 않아서 퇴원을 할 것 같습니다.

 
(210.204.44.5)
  
2010.03.26 (15:28:11)
[레벨:28]청풍명월
 
 
 

예쁜 천사님 이 누구신가 했더니 직이님 사모님

이시군요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잠시나마

고통스럽고  걱정이 많으시겠습니다  빠른쾌유를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 드립니다

 
(125.186.21.11)
  
2010.03.29 (21:36:31)
[레벨:29]id: 오작교
 
 
 

예. 청풍명월님.

제 아내가 맞습니다.

처음보다는 많이 좋아진 듯 싶네요.

괜시레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것 같군요.

감사합니다.

 
(210.204.44.5)
  
2010.03.29 (07:26:53)
[레벨:28]id: 보리피리
 
 
 

아무리 바빴대도 대문의 최근 덧글만이라도 좀 살폈더라면

이런 결례는 하지 않았을텐데....

어딜 좀 다녀오느라 어제 도착하여 이제사 글을 봅니다.

 

그간 아픈 천사님과 지키는 오작교님,

곁에서 바라보는 가족들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다행히도 호전되고 있다니

하루속히 훌훌 털고 일어나시기만 바랍니다.

 

 
(58.239.78.81)
  
2010.03.29 (21:39:40)
[레벨:29]id: 오작교
 
 
 

보리피리 회장님.

그러고 보니 참 오랜만에 답글을 하는 것 같네요.

동안 잘 계셨지요.

한몸뚱이로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할려고 하니 여러군데에서

빈틈이 생깁니다. 한가지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인지라......

 

많은 분들께서 염려를 해주시는 덕분으로 많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염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손주들을 잘 자라고 있지요?

 

 

 
(210.204.44.5)
  
2010.03.29 (18:11:38)
[레벨:28]id: 바람과해
 
 
 

오작교님 고생많이 하시네요.

이쁜천사님 간호 하시느라

병원에 입원하신줄 몰랐네요

이쁜천사님 하루속히

 쾌유하시길 바랍니다..

 

 
(121.159.49.24)
  
2010.03.29 (21:41:01)
[레벨:29]id: 오작교
 
 
 

괜시레 아내의 입원사실을 써놓은 바람에

걱정만 끼쳤습니다.

제가 고생이랄 것이 뭐 있겠습니까?

아픈 사람이 고생을 하지요.

 

감사합니다.

 
(210.204.44.5)
  
2010.03.31 (12:37:27)
[레벨:16]id: 琛 淵
 
 
profile

이런저런 일들에 파묻혀 지내다가

월말이되서야 잠시 들어와봤습니다.

이제  천사님의 병세는 호전되셨겠지요??

마음고생 몸고생등으로 수고많으셨음을

위로드립니다..

 
(121.145.213.130)
  
2010.04.14 (08:29:07)
[레벨:29]id: 오작교
 
 
 

그렇습니다. 침연님.

지금은 병세가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조만간 퇴원을 할 것으로 압니다.

염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10.204.44.5)
  
2010.04.05 (16:28:56)
[레벨:29]id: 쉼표
 
 
profile

아이구..

전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지난 정모때 모습이 떠오르네요.

하루빨리 쾌차하시고 퇴원하시리라 믿습니다.

오작교님이 애 많이 쓰시는군요.

 

 
(211.217.56.223)
  
2010.04.14 (08:27:50)
[레벨:29]id: 오작교
 
 
 

예. 쉼표님.

금새 좋아지겠지요.

병원에서도 퇴원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니....

감사합니다.

 
(210.204.44.5)
  
2012.02.25 (10:05:24)
[레벨:9]id: 귀비
 
 
 

이 세상에서 원한은

원한에 의해서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원한을 버릴 때에만 사라지나니

이것은 변치 않을 영원한 진리다.

 

- 의지작용이 업이다 -

 

  의지작용이 업이다..거듭 지혜로운 사람이 되겠습니다~~^^

  의지작용이 업이다..로 삿띠!

 

공유
1
오작교 글쓴이 2021.11.09. 16:49

댓글이 아까워서 이렇게 편법으로 올립니다.

저도 머리가 꽤 쓸만하지요?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법정스님의 의자 1 오작교 22.08.06.11:59 3881
16
normal
오작교 21.11.09.17:11 467
15
normal
오작교 21.11.09.17:09 565
14
normal
오작교 21.11.09.17:07 483
13
normal
오작교 21.11.09.17:05 548
12
normal
오작교 21.11.09.17:03 526
11
normal
오작교 21.11.09.16:59 560
10
normal
오작교 21.11.09.16:57 503
9
normal
오작교 21.11.09.16:54 568
8
normal
오작교 21.11.09.16:51 497
normal
오작교 21.11.09.16:47 744
6
normal
오작교 21.11.09.16:44 582
5
normal
오작교 21.11.09.16:42 560
4
normal
오작교 21.11.09.16:39 518
3
normal
오작교 21.11.09.16:29 607
2
normal
오작교 21.11.09.16:28 2671
1
normal
오작교 21.11.09.16:24 5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