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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집 자랑하러 갔건만 / 아버지의 술잔에는 눈물이 절반이다

오작교 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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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은 읍내에서 보건전문대를 졸업하고 증권회사에 다니는 친구 오빠의 강력한 구애를 받았다. 집에서는 평소에도 알고 지내던 딸 친구의 오빠이자 번듯한 직장을 가지고 있는지라 결혼을 서둘러 성사시켰다.

 

   딸은 결혼하여 서울로 올라왔다. 남편은 성실한 자세로 회사 생활을 하여 순조롭게 진급을 했다. 서울에서 꽤 넓은 단독주택도 마련했다. 인생이 순풍에 돛단 듯이 되어 나가는 것 같았다.

 

   남편은 지점장이 되어 실적 경쟁에 시달려야 했다. 남편은 이리저리 고객을 유치하기 위하여 일정한 수익을 보장하면서 무리한 영업 방식에 뛰어들었다. 주가가 폭락하자 난리가 났다. 고객의 아우성이 말이 아니었다. 고객들은 약정한 영업 방식에 대하여 본사에 알리겠다고 했다. 자칫하면 회사에서 잘릴 판이었다. 남편은 어떻게 해서든지 회사에서 살아남아야만 했다.

 

   이리저리 돈을 빌리고 급기야 살던 집까지 팔아서 고객이 손실한 돈을 물어주었다. 반지하 월세로 이사를 해야만 했다. 딸은 이와 같은 상황이 진행되는 과정에 친정에 일체 알리지 않았다.

 

   시골에 계신 친정아버지가 친구 딸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올라왔다. 아버지는 좋은 단독주택에 살고 있을 딸을 자랑하기 위해 같이 간 친구들과 함께 딸집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딸에게 연락하자 딸이 얼버무리면서 이사했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이제 더욱 좋은 집으로 이사를 했겠지 생각하고 딸이 가르쳐 준 주소로 택시를 타고 갔다.

 

   아버지와 아버지의 친구들이 택시에서 내리자 딸이 집 근처에 마중 나와 있었다. 딸은 반지하의 집에 살고 있었다.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았다. 자초지종을 들은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시골집으로 내려갔다.

 

   몇 달 뒤 친정아버지의 칠순 잔치가 시골에서 열렸다. 딸은 시골로 내려갔다. 칠순 잔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딸이 가방을 정리하자 가방 바닥에 두둑한 봉투가 들어있었다. 꽤 많은 돈이었다. 그리고 그 봉투 겉면에는 꾸불꾸불한 글씨로 쓴 아버지의 필체가 있었다.

 

   ‘사랑하는 내 딸. 칠순 잔치에 들어온 돈 전부다. 어서 빨리 집을 마련하도록 해라.’

 

   딸은 이 봉투를 보는 순간 흐느껴 울었다. 딸은 다음날부터 구직 광고를 샅샅이 뒤지면서 취업전선에 나섰다. 마침 동네 치과에서 상담간호사를 구하는지라 보건전문대를 졸업한 딸이 원장을 만나 면접을 보고 취업을 했다. 딸은 그동안의 인생 경험과 친화력을 가지고 열심히 상담에 임하여 치과병원 수익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 여러 치과병원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있었지만 자신을 믿어주고 있는 최초의 병원에서 열심히 근무하고 있다. 남편도 다른 지점에 지점장으로 근무하면서 무리한 영업을 지양하고 노력하여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졌다.

 

   부부는 서울 인근 도시에 소형 아파트를 샀다. 딸은 시골에 계신 친정 부모님을 초청하여 식사를 하면서 감사의 말을 꺼냈다.

 

   “아버지께서 칠순 축의금을 제 가방에 넣어주신 그 뜻을 가슴에 새기고 열심히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정성이 열매를 맺어 집을 마련하였어요. 아버지 어머니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행복하게 살게요. 아버지 어머니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

 

글 출처: 아버지의 술잔에는 눈물이 절반이다(윤문원, 씽크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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