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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님 몸뚱이가 짐이 될 것 같아서 / 아버지의 술잔에는 눈물이 절반이다

오작교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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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배우지 못한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한 소년이 자신의 인생을 비관하고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소매치기를 하다가 결국에는 소년원에 갇히게 되었다. 소년은 단 한 번도 자신을 면회 오지 않는 아버지를 원망하고 자신을 가둔 사회를 저주하였다. 이런 소년을 지켜보던 한 교도관이 어느 날 새끼 참새를 한 마리 선물하면서 말했다.

 

   “네가 이 새끼 참새를 어른 참새로 키워내면 모범수가 되도록 힘쓰겠다.”

 

   하루라도 빨리 출소할 욕심에 흔쾌히 승낙했지만 새끼 참새를 키우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감방 안에서 다른 사람들의 장난을 막아 주어야 했고 춥지 않도록 감싸주어야 했으며, 때마다 먹이도 주어야 했다.

 

   그런데 참새는 조금 자란 뒤부터는 자꾸 감방의 창살 틈으로 날아가려 했다. 날아가지 못하도록 실로 다리를 묶었더니 참새는 실을 끊으려고 무진 애를 썼다. 소년이 먹이를 주고 달래 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마침내 지친 소년이 교도관에게 풀어주어야겠다고 말했다.

 

   “저는 계속 키우고 싶은데 참새가 제 마음을 너무 몰라주는군요.”

 

   그러자 교도관이 웃으며 말했다.

 

   “그게 바로 네 아버지 마음일 게다. 다 자라지도 않은 너를 붙잡고 싶겠지만 너는 줄을 끊고 날아가 버린 거지. 그래서 네가 지금 여기에 있는 거야.”

 

   소년이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교도관이 말했다.

 

   “네 아버지는 아직도 너를 사랑하고 계신다. 네가 새끼 참새를 생각하는 것보다 수백 배 말이다. 아버지는 그 동안 너를 위해서 글씨를 배우신 모양이다. 네 석방을 간청하는 탄원서를 손수 쓰셨더구나.”

 

   얼마 뒤 아들은 석방이 되었다.

 

   그 후 어느 날, 그 청년은 외출에서 집으로 돌아오다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를 당했다. 아버지가 급히 병원에 달려갔지만 불행히도 청년은 이미 두 눈을 실명하고 말았다. 멀쩡하던 두 눈을 순식간에 잃어버린 청년은 깊은 절망에 빠져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그는 어느 누구와도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마음의 문을 철저하게 닫은 채 우울하게 지냈다. 바로 곁에서 말없이 지켜보는 아버지의 심정은 찢어질 듯이 아팠다. 그렇게 아픈 마음으로 병원에서 지내던 어느 날, 청년에게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누군가가 그에게 한쪽 눈을 기증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깊은 절망감에 빠져있던 그는 그 사실조차 기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아버지의 간곡한 부탁으로 한쪽 눈 이식 수술을 한 청년은 한동안 눈을 붕대로 가리고 있어야 했다. 그때도 청년은 자신을 간호하는 아버지에게 앞으로 어떻게 애꾸눈으로 살아가겠느냐고 말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하는 말을 묵묵하게 듣고만 있었다.

 

   며칠이 지난 후 드디어 청년의 눈에 감고 있던 붕대를 풀게 되었다. 붕대를 풀고 앞을 본 청년의 눈에서는 굵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의 눈앞에는 한쪽 눈만을 가진 아버지가 애틋한 표정으로 아들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두 눈을 다 주고 싶었지만, 그러면 네게 장님 몸뚱이가 짐이 될 것 같아서….”

 

글 출처: 아버지의 술잔에는 눈물이 절반이다(윤문원, 씽크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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