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창을 열면 / 박우복
              불어오는 실바람을 안고 시월의 창을 열면 가지런히 나부끼는 가을 편지들 가을의 날개가 아름답게 펄럭이는 오후 펼쳐진 편지들을 하나 하나 읽지 않아도 시월은 너와 나를 하나로 만들어 버린다 솜털처럼 부드러운 첫사랑의 이야기도 가슴 깊은 곳에 간직된 짝사랑의 이야기도 날마다 요동치는 그리움의 이야기도 시월의 창을 열면 아름다운 가을을 붙들고 토실토실 영글어 가면서 말없는 미소로 나를 부른다 닿을 수 없는 시간 속에서.

[M/ Mayerling/ Jean Philippe Aud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