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정

    망치질

    밤 빛은 노을 넘어 슬피도 우는데
    하루도 편치 못한 실핏줄 같은 두려움
    가보처럼 죽도록 침묵하여도
    더 이상 주체하지 못할 불면증

    허우적이는 노숙자 방황의 끝으로
    물 비늘만 떨어지고,
    풍랑으로 뒤집혀 갈 곳 모르는 이내 손짓
    허공 이대로 잠들어야 하는가

    혜화역 계단에서 거적을 쓰고 눕는다
    너처럼 눕는다
    하나, 둘 떨어지는 동전소리엔 미동도 않고
    이제 나는
    그저 소리 없이 떨어지는 지폐 소리만 귀 기울이며
    너처럼 넣는다

    겨울비가 저렇게 오는 날이면
    너처럼 살아가는 나태한 겨울이 하도 좋아서
    빈곤한 생의 최후 본능으로
    너와 함께,
    남대문시장 땅바닥을 핥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