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 사연

청하 권대욱

하현달 아래에서 불러주던 소야곡
지금은 흔적이 가물거리고
고이고이 길러온 햇계란빛 봉오리
열아흐렛날 첫 울음 들려주던
가녀린 그 여인의 밤에도
실바람은 슬며시 지나갔다네

긴 밤이면 먼 곳 임의 편지 읽는 소리
하얗게 피었어도 없다네
힘겨운 한낮의 작은 미소도
떠난 어머니 기다리는 소복 빛 같고
강물에 드리운 늙은 갈대의 마지막 손짓에도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네

언젠가는 그대의 야윈 얼굴에
안타깝게 드리운 사연을 적어
바람이 휑하게 지나간
아무도 가지 않는 길옆 작은 정원의 돌담에
곱게 접어 올려 놓아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