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흔적은 영원하다.
글/장 호걸

보고 싶은 맘 감출 수 없어요.
꽃 냄새가 좋아요, 오늘 할아버님을 뵙는 날입니다.
흙 냄새가 좋은 할아버지의 산소 옆에 누워
할미꽃 향기를 마음껏 마셔 보았습니다.
아직도 귓가에 가득히 들려 오는 "훌륭한 사람 되어라"

할아버지, 바람에 한들거리는 삶의 길은
부끄럽게도 굵직한 눈물이 흐릅니다. 그리다 보니
화선지에 졸작만 그려대고 있어요.

논두렁에 삶의 보금자리를 만들고
맹꽁이가 오선지 바탕에 그어대는 소박함
그 소박함 마저 현실은 여지없이 흩어져야 하는
정한 이치에 현실마저 봄볕도 여유가 없었습니다.

사정없이 후려대는 삶은 나약하게 나뭇잎처럼 떨어져도
할아버지 말씀 새기며
꾸밈없이 살아가는 길입니다.

언젠가 흙속으로 돌아갈 때 염원했던 전부가
후손의 몫으로 남겠지요.
할아버지......
할아버지.......
여운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저희 후손들도
그 후손에게도 이 여운이 남을까요.
또 그 후손이 이 자리에 흙냄새 맡으며
그리워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