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사랑하고 싶은 사람은.....

        나는, 이제 막 글을 쓰는 걸음마 글이 좋다 순수한 꿈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그래서 자신의 영혼을 글로 보이고 싶은 몸부림이 보여서 좋다 그 글이, 오래 살아 있으면 더욱이지만 한 계절이나 어느 시기에만 살아 있는다 해도 또, 많은 가슴으로 들어가 자리하여 양식이 되어 스승이 되는 또 하나의 나를 만들어 거울처럼 비춰 보며 거친 들길을 거침없이 걸어가는 것 같아서 좋다 며칠 밤을 새우거나, 한 계절을 지나도 이을 단어 하나를 잉태(孕胎) 못 하여 징검 징검 건너뛴 여백(餘白)이 있으면 어떠랴 그 여백은, 가슴으로 다가선 이의 몫으로 두어도 좋으리 순수(純粹)를 위장한 단어 몇개 슬며시 흘려놓고 싶은 충동(衝動)은, 차마 죄악으로 느끼며 걸음을 바르게 안내하는 길잡이를 둔 나는 이러한 걸음마 글을 쓰는 이를 사랑하려 한다 널리 알리는 문명의 이기(利器)의 덕을 못 보아도 입에서 입으로 마음에서 마음으로 아니면, 어느 봄비 오는 날 갓 부임(赴任)한 국어선생님으로 부터 고운 시 한 편 소개하여 주겠다며 낭송(朗誦)하는 초롱초롱한 눈망울들을 모으는 이러한 글을 쓰는 이를 사랑하고 싶다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면서도 표현의 주인임을 포기하는 허수아비 언어 딱히 표현 못하는 물 건너온 유식행세 혼(魂) 없는 중얼거림과 은어와 비속어들..... 이러한 의지박약(意志薄弱)으로 무너지는 기개(氣槪)를 사람이 사람다워야 된다는 으뜸의 덕목(德目) 양심(良心)과 자아(自我)를 깨우친 혼불로 우리의 아름다운 말과 글을 다듬어 혼(魂)을 불어넣고 살찌우는 이러한 시인(詩人)을 사랑할 것이다 또, 옆구리 찌르는 악마의 음흉(陰凶)을 움켜잡아 서슴없이 가슴 앞으로 보이며 무엇에도 굽히지않는 올곧은 성정(性情)으로 바르고 틀린 그대로를 보고 말하며, 겸손과 희생이 무언지 아는 시인이기를 바래서인지도 모른다 꼬드기는 허영을 물리지 못하여 숙성 안된체 왕관을 탐하거나 배고픔 면하려는 박수(拍手) 위에서 춤추는 시어(詩語)를 추(醜)하게 여기며 살아온 길, 한 점 부끄럼 없는 시인(詩人)을 사랑하고 싶다 이렇게 노송에 기대앉아 숨고르도록 시어(詩語)다운 시어(詩語)하나 잉태도 못 하고 해가 바뀌어도 해산(解産)을 못 하는 불임(不姙)의 자궁(子宮)인 주제도 모르는 이 청맹과니도 눈 뜨이게 이른 여름 아침의 이슬방울 처럼 떼묻지 않은 영혼과 풋풋하고 정열이 넘쳐흐르는 가슴으로 눈,비와 바람과 구름을 노래하며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는가로 고뇌하는 이를 진정, 사랑하고 존경(尊敬)하고 싶다 깊이 껴안아 볼 비비고 싶다 0612. 邨 夫 Ad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