七月 斷想   

趙司翼

추억이라도 있어야 편지를 쓰지
줄거리라도 있어야 편지를 쓰지
앞산 뻐꾸기 울음 뒤에는 비구름이 있었던 것을
짐작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그리움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외로움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달빛 울음 울던 날 밤 그 새벽은 이슬이 내렸던 것을
짐작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가슴 설레는 사랑도
뼈저린 이별도 해본 일이 없는데
내 생애 언제 한번이라도 운명 같은 사랑을 해봤어야지
손 부르트게 세월의 끄나풀만 붙들고 살았는데

사랑의 편지를 쓰라 하면
환희와 같은 기쁨을 노래할 수 있겠느냐
이별의 아픔을 말하라 하면
지는 해 석양 같은 노을을 그릴 수 있겠느냐?

번개처럼 그러했던 하루하루가 
오늘도 西天은 
또 이미 낮과 밤이 금을 긋고 있는데
어찌하여 너 같으라 하는지!
칠월의 하늘이여......., 강이여......., 산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