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에도

글/이병주

누가 찾아 주지 않아도
닫지 못하고 열어 놓은 사립문
지나가는 바람은 오늘도 훼방을 놓는구나.

외로움의 시간에서
잊히지 않는
이름 불러 보며
닫힌 대문 앞에서 서성인다.

바람아
다시 열어 놓아라.
저 멀리 떠나 있는 님에게
애 터지는 내 목소리 찾아갈 수 있게 해주렴

푸른 하늘 높은 곳에
올해도 빨간 새끼 잠자리 날고 있는데
가끔 부는 소슬바람 타고
님 있는 곳까지 찾아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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