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불산 억새 / 오광수 낮은 심장으로 앉아있는 호흡에게 소리는 침을 가득 묻혀 길을 내었다 그 길을 따라 내 누이가 활짝 웃으며 달려오는 모습같이 꿈에라도 왔다 갔으면 싶은 내 어머니의 발걸음같이 눈물에게는 희미한 하늘을 만들고 보고픔에는 가슴에서 불러보는 손짓을 만들어 앉아있어도 신불산 억새에게 업혀서 가고 있다 그냥 이대로 가만가만 살았으면 그리고 작은 심장만이라도 따뜻했으면, 대답을 흩어버리는 바람의 장난이 너무 짓궂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