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황의성



천년 세월이 넘어간 언덕에
천년을 서있는 은행나무
임 을 보낸 서러운 눈물 모아
방울방울 가지에 매달아 키운다

한 여름 도도히 참던 눈물
가을가면 오열하며 떨어뜨리고
노란 아픔까지 다 떨어지고
찬바람 매달린 밤 외로우면

쓸쓸히 오가는 발걸음 세며
가는 세월 끝자락 손에 쥐고
천년을 눕지 못한 은행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