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월정에서..


초생 달빛을 등허리에 두르고
고두배기 갯바위 휘저어 돌아치며
솟구쳐 내려 흩어지며..

온 몸은 시퍼렇게 멍이 든 채
오직 영롱한 하얀 빛을......
네 같은 의인이 있어 어두움 거둬내고
환한 새벽을 깨우는구나

밤새 잠못이뤄 뒤척인 소년은
무거운 눈꺼풀에 힘겨운 팔을 붙혀
눈꼽대기 훔쳐 밀어내고

아!...흐흐, 두팔 어둠 치켜들며
긴 밤 뒤틀린 허물을 떨어낸다.

와우산 해월정으로 내달음치면서
저미어 오는 뭔지모를 야릇한 떨림
휘-휘 부는 바람앞에 뒹굴며
이리저리 모아져

귀퉁이 한 곳에
새초롬이 웅크러진 솔 낙엽 타는 냄새,
그 밋밋한 향기를 맡는다.

짧은시간 기-ㄴ 기다림에 피어오르는
그 찬란한 빛의 연주, 그 전율

미소띤 얼굴,

하늘을 우러러 바다를 가르며
달려오는 소망을
두 팔 벌려 꼬옥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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