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가위 바위 보


        아버지와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아빠랑 가위바위보를 할까?
        네가 이기면 부탁하는 것은 뭐든지
        다 들어줄 테니까."
        "그럼 아빠, 내가 갖고 싶은 것 다 사 줄 거야?"
        "물론이지. 네가 갖고 싶은 것은 아빠가 모두
        다 살 줄게."
        아버지와 아들은 그래서 가위바위보를 했습니다.
        그런데 가위바위보를 할 때마다 아들은
        단 한번도 진 적이 없습니다.
        그것이 아들은 그렇게 신이 날 수가 없었고
        즐거움이자 낙이기도 했습니다.
        아들은 가지고 싶은 장난감, 먹고 싶은 모든 것을
        다 사달라고 했고 아버지는 즐거이 아들과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아버지는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겨 기뻐하는
        아들을 보면서 자신도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버지가 가위바위보를 할 때마다 아들에게
        일부러 져준 것을 아들은 아직 어려서
        알지를 못합니다.
        오직 주먹밖에 낼 줄 모르는 아들,
        아버지의 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손가락이 없어
        조막손으로 태어나 오직 주먹밖에
        낼 수가 없습니다.
        언제까지고 아버지는 이런 아들에게 계속
        지고 싶어합니다.
        언제가지나, 언제까지나.
        자기가 주먹밖에 낼 줄 모른다는 것을 아들이
        스스로 알아차릴 때까지 아버지는 또 계속
        져 줄 것입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이 주먹밖에
        낼 줄 모르는 것을 알게 될 날이 오지 않기를
        또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출처 : 유현민 《행복 수첩 속의 이야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