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旅愁)
            
            잘리운 가을햇살 조각이 보인다
            이름을 몰라 
            더 가근한 들풀
            계절이 바뀌어도 늘 그 자리
            나는 너에게 
            마지막 가을로 사랑을 보낸다
            
            가을에도 어둠은 내린다
            언제나
            흘금흘금  뒤로만 쳐지는 눈 그늘
            원하던 원치않던
            앗기고, 받아들이고 길어 올리던 깊은 샘
            두레박줄은 문드러져 있다
            
            그리워, 그리워 눈물짓는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아픔
            그래서 홀애비바람꽃이 좋아라
            아 너를 잉태하는 꿈
            종점 없는 동행은 언제까지
            어디까지일까.....
            
            바람은 
            억새를 싣고 내닫는다
            망각의 살 끝에 나부끼는 추억의 깃발
            언제 내가
            가을 햇살이 눈 부셔 눈을 감았던가
            가을이 길다고 그만 떠나라하였던가
            
            
            0710. 유성에서 邨 夫 Ad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