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5.05.27 09:00:56 (*.159.174.222)
1328
1 / 0




밥과 잠과 그리고 사랑 / 김승희


오늘도 밥을 먹었습니다.
빈곤한 밥상이긴 하지만
하루 세 끼를.
오늘도 잠을 잤습니다.
지렁이처럼 게으른
하루 온종일의 잠을.
그리고 사랑도 생각했습니다.
어느덧 식은 숭늉처럼 미지근해져 버린
그런 서운한
사랑을.

인생이
삶이
사랑이
이렇게 서운하게 달아나는 것이
못내 쓸쓸해져서
치약 튜브를 마지막까지 힘껏 짜서
이빨을 닦아 보고
그리고 목욕탕 거울 앞에
우두커니 서서 바라봅니다.

자신이 가을처럼 느껴집니다.
참을 수 없이 허전한
가을 사랑
하나로.

그래도 우리는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영원의 색인을 찾듯이
사랑하는 사람 그 마음의 제목을 찾아
절망의 목차를 한 장 한 장
넘겨 보아야

따름이
아닌가요.


댓글
2005.05.27 13:38:20 (*.105.150.151)
오작교
언제나 변함없이 한 지게의 짐을 지고 오시는 님.
한 짐의 詩 잘 담습니다.
댓글
2005.05.28 07:46:38 (*.159.174.222)
빈지게
오작교님!
늘 감사합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69408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80167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96884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97485  
112 어제보다 아름다운 오늘 / 오광수 4
빈지게
2005-06-07 1307 1
111 너에게 띄우는 글... 3
옹달샘
2005-06-06 1339 3
110 방문객/마종기
빈지게
2005-06-06 1272 14
109 가지 않을 수 없던 길/도종환 2
빈지게
2005-06-04 1298 2
108 그리움 2
cosmos
2005-06-04 1332 3
107 차의 아홉가지 공덕
개암
2005-06-03 1300 3
106 샛강가에서/정호승 1
빈지게
2005-06-02 1354 5
105 ♡ 차마.. 말할수가 없다 ♡ 1
Together
2005-06-01 1440 2
104 그리운 그 사람 / 김용택
빈지게
2005-05-31 1333 4
103 6월 / 김용택
빈지게
2005-05-31 1331 1
102 주소 비밀 분실
최백주
2005-05-31 1307 3
101 가장 소중한 사람 / 이준호 5
빈지게
2005-05-30 1411 1
100 아버지~ 1
김남민
2005-05-30 1274 2
99 텅 빈 마음에/정우경
빈지게
2005-05-29 1307 1
98 주말한담
청하
2005-05-28 1356 1
97 전화보다 예감을 믿는 저녁이 있다/박용하
빈지게
2005-05-28 1281 1
96 이..모든것 ㅎ허락하여 주소서~ 3
김남민
2005-05-27 1292 1
95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8
cosmos
2005-05-27 1337 10
밥과 잠과 그리고 사랑 / 김승희 2
빈지게
2005-05-27 1328 1
93 행복 / 김남조
빈지게
2005-05-27 1344 5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