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5.10.17 09:22:18 (*.159.174.222)
1396




가을 볕/장석남


우리가 가진 것 없으므로
무릎쯤 올라오는 가을풀이 있는 데로 들어가
그 풀들의 향기와 더불어 엎드려 사랑을 나눈다고 해도
별로 서러울 것도 없다
별 서러울 것도 없는 것이
이 가을볕으로다
그저 아득히만 가는 길의
노자로 삼을 만큼 간절히
사랑은 저절로 마른 가슴에
밀물 드는 것이니
그 밀물의 바닥에도
숨죽여 가라앉아 있는
자갈돌들의 그 앉음새를
유심히 유심히 생각해볼 뿐이다
그 반가사유를 담담히 익혀서
여러 천년의 즐거운 긴장으로
전신에 골고루 안배해둘 뿐이다
우리가 가진 것이 얼마 없으므로
가을 마른 풀들을
우리 등짝 하나만큼씩만
눕혀서 별로
서러울 것 없다

댓글
2005.10.17 14:35:22 (*.106.63.9)
우먼
가을볕은 가진것 없는 사람에게도 따뜻하게 다가오지요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69381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80129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96848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97452  
372 잊을 수 없는 당신이기에 3
하늘빛
2005-10-21 1236  
371 가을 엽서 2
고암
2005-10-21 1260  
370 저녁에/김광섭 2
빈지게
2005-10-21 1244 1
369 가을을 타는 사나이 1
황혼의 신사
2005-10-21 1249 3
368 이 가을 그대를 만나고 싶습니다 - 윤영초 4
좋은느낌
2005-10-20 1110 1
367 인생은/조병화 1
빈지게
2005-10-20 1310  
366 물안개 - 8. 왕불암산정(往佛巖山頂) 1
진리여행
2005-10-19 1245  
365 ^(^...웹 친구의 우정을 위하여(유리님) 4
우먼
2005-10-19 1279 14
364 나의 심정 20 file
안개
2005-10-19 4371 107
363 귀천(歸天)
고암
2005-10-19 1299 1
362 부산여행에서 담아온 바다 5
하늘빛
2005-10-19 1486 24
361 가을 편지/이해인 2
빈지게
2005-10-18 1088 2
360 나또한/초아 1
김남민
2005-10-18 1109 2
359 시월 중순에~ 4
향일화
2005-10-17 1372  
358 마음을 비우면 2
고암
2005-10-17 1249  
357 가을 보내며 / 오정자 2
빈지게
2005-10-17 1152 3
가을 볕/장석남 1
빈지게
2005-10-17 1396  
355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은 없다. 1
휴게공간
2005-10-16 1245 4
354 간고등어 한 손/ 유안진
빈지게
2005-10-16 1255 3
353 착한 시/정일근
빈지게
2005-10-16 1266 1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