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보내며 / 오정자
요란스레 오르락 내리락
일개미의 한탄은
내집이 짓밟히는것 아는지
가을 빗줄기에 와르르
부서지며 무너지는 산
동그랗게 굴리고 올려
집이라 덩그러이 쌓고 있더이다
조랑박은 뽀얗게 여물고
파아란 하늘 벌떼들
누가 퍼갈지도 모르는
꿀 담아 고이 간직하더이다
가을 산 밤알들 벙그러져
가지 구석구석 달려진 송이들
뉘 장대에 얻어맞아
떨어질 걸 아는지 모르는지
신나라 벌리고 있더이다
감 나무 끝에 달려있는
발그란 홍시가 줄기에
아슬 데롱거리다가
아침녘 까치 부리앞에서
움푹 패였음을 누구 보았나이까
아니 벌써 가을을 보내는 마음이 있었나 봅니다
좋은글 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