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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1967년) / 김수용 감 , 신성일, 윤정희, 이낙훈, 주중년 등

오작교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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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Director) :

김수용(Kim Su-Yong)

 

출연 :

신성일(윤기준),윤정희(하인숙),김정철(박선생),이낙훈(조한수),주증녀(이모),이빈화(윤기준 아내),김신재,이룡,추봉,임해림,박일

 

줄거리 :

   제약회사의 상무이사인 윤기준(신성일)은 회사 생활에 권태를 느끼고 있다. 그는 제약회사 사장의 딸인 과부와 결혼해 상무 자리까지 올랐다. 지쳐 있는 기준에게 아내(이빈화)는 휴식 겸 어머니 성묘도 할 겸 고향 무진에 다녀오라고 한다. 그동안 아내는 그를 전무이사로 승진시키기 위한 주주총회를 개최하도록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바다도 농촌도 아니고 명산물이라곤 안개밖에 없는 무진에 도착한 윤기준은 병역 기피자였고 폐병환자였던 과거의 자신을 떠올린다. 박 선생(김정철)이 집에 찾아와, 둘은 윤기준과 더불어 무진 출신으로 가장 성공했다는 세무서장 조한수(이낙훈)를 만나러 간다. 조한수의 집에는 세무서 직원들과 서울에서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내려온 하인숙(윤정희)이 화투를 치고 있다.

 

   윤기준은 하인숙에게 관심을 보이고, 그녀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 자신을 서울에 데려가 달라고 한다. 다음날 윤기준은 하인숙을 만나 과거의 하숙집에서 정사를 나눈다. 회의에 참석하라는 전보를 받은 윤기준은 하인숙에게 아무런 말도 남기지 않은 채 서울로 떠난다.

 

 

영화보기  https://youtu.be/GppVzuwaK-Y

 

시놉시스

 

안개

 

   김수용 감독의 1967년 작 <안개>는 주인공인 신성일윤정희의 캐스팅도 유명하지만 그 어떤 한국영화보다 유명한 원작을 캐스팅 했다는 점에서 지나칠 수 없는 영화이다. 단편 <무진기행>은 안개로 유명한 한 가상의 지역을 중심으로 주인공 남자의 도피적인 내면을 들여다 보게 만드는 묘한 마력의 소설이다. 김승옥의 소설 제목 중 하나처럼 <무진기행>은 한국 사회에 있어 60년대식 삶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현대인의 자화상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편성을 지닌다. 이야기의 밑바탕을 이루는 고향, 출세, 낙향, 만남, 도피 등의 키워드는 시간이 지나도 마르지 않는 삶의 키워드가 된다. 

   실제로 각색에도 관여한 김승옥 작가는 그가 쓴 전기에서 작가와 감독의 길 사이에서 고민을 했다는 대목을 읽은 적이 있다. <감자>의 감독이기도 했던 김승옥이 60년대말 부터 영화인의 길을 걸었다면 한국영화사가 조금은 달라졌을 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튼 <무진기행>은 한국영화사의 걸출한 인물 중 하나인 김수용의 손에 의해 완성되었고, 백 편이 넘는 영화를 만들어 내온 김수용 감독의 영화 중 손꼽히는 작품으로 남았다. 1960년대 말은 문예영화의 시기로 불리는 때이기도 하지만 이처럼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느낌을 긴장감 있게 끄집어 내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고 잘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안개>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신성일과 이제 막 은막의 여인으로 부상한 윤정희? 매력이 에로틱한 정서로 타오르는 대목들이다. 여주인공 인숙이라는 이름도 독특하지만 문간 방에서 그녀의 뒷태를 잡아내는 장면들은 당대의 한국영화와는 사뭇 구별되는 묘사방식이다. 조금은 과감하게 묘사된 몇몇 장면들은 신성일이라는 최고의 스타와 갓 데뷔한 여배우라는 조합이 아니었으면 시도되기 어려운 지점이 아?을까 싶기도 하다. 김승옥의 많은 원작에는 성적인느낌들이 깔려 있는데, 그러한 지점들을 화면으로 옮겨 내기도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안개>는 여러 가지 자의식이 뒤섞여 있다. 스타를 활용한 상업적인 성공도 노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원작을 캐스팅한 탓에 현대인의 권태로움'을 묘사해 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소위 통속성과 예술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한국영화의 오래된 방식이 <안개>에는 깔려 있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가 인구에 회자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두 가지 목표를 성취한 탓이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남자 주인공은 서울에서의 상황을 피해 잠시 고향 무진으로 내려온다. 영화 속에서는 윤기준(신성일)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으며, 기준은 고향 사람들에게 질투와 선망의 대상이다. 여주인공은 하인숙(윤정희)이다. 인숙이라는 이름에서 다소간의 지적인 느낌과 영화 속 캐릭터가 보여주는 허영이 교묘하게 교차한다. <안개>는 고향에서 벌어진 술자리에서 기준과 인숙이 만나면서 본격화 된다. 그러나, 이들 사이에 노골적인 대사나 표현은 없다. 원작의 단어를 따라 은근한 욕망들을 드러내 보일 뿐이다. 

   서울로 가고 싶다고 말하는 인숙과 그녀를 쫓는 고향의 남자들. 그리고 그녀에게 관심이 없는 척 하면서도 결국 그녀를 취하는 기준의 위선적인 태도들이 안개에 깔려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에는 대화 장면이 꽤 등장하기는 하지만 당대의 한국영화와 비교하자면 무척이나 절제되어 있다. 말이 아니라 컷의 전환과 분위기로 심리를 드러내고자 한다. 이러한 시도는 꽤나 과감한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진정한 보편성은 실험적인 영상이나 절제된 대사에 있는것이 아니다. 현대인을 둘러싼 속물 근성과 허위의식 그리고 남성의 위선과 여성의 허영이 무진에 달라붙어 있는 안개와 마찬가지로 우리를 둘러쌓고 있는 분위기라는 것을 깨닫게 될 때 영화는 섬뜩하게 느껴진다. 주인공 기준이 고향으로 들어오고 나갈 때 버스 안에 함께 타고 있는 촌부들의 모습을 보라. 꽤나 순진한 것처럼 묘사된 촌부들의 모습은 더 이상 심연이 드러나지 않는 도시인들의 무표정함과 대비를 이룬다. 도시인의 얼굴이 무표정한 것은 심연이 없는 탓이기도 하지만 세속적인 욕망과 선택 사이에서 매번 갈팡질팡하는 시간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무진은 이 모든 것을 안개 위로 드러내는 장소인 동시에 기준에게는 자신의 욕망을 숨길 수 있는 도피처가 되어 준다. 드러낸다는 것은 또 하나의 가면을 쓰는 것이고, 그 가면 속으로 남자는 언제나 숨을 수가 있다. 

   이 드러냄과 숨김 사이의 긴장이 기준과 인숙뿐만 아니라 기준의 친구들 사이에서도, 기준과 그의 아내 사이에서도 매번 벌어지는 게임이다. 나는 이 영화가 꽤 적절하게 이 게임들을 언급해 내고 있으며, 그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영화가 상업적 성공과 예술적 야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탓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분위기라고 말하고 싶다. 
이 영화의 운명과 결과도, 원작의 기저에도, 스타 시스템과 작가적 야심도 모두 드러냄과 숨김'이라는 변증법적인 길항을 자연스럽게 쫓고 있었다. 마치 하나의 운명이 미리 예고된 것처럼 말이다. 그리하여, 한 손에는 책을 들고, 눈은 영화를 쫓아가며 다시 보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글과 자료출처 : 한국고전영화 Korean Classic 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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