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창섭

#..바람..#

 

곤핍한 내 영혼이

상한 갈꽃처럼 쓰러져 누운

혼탁한 세기의 늪에

푸른 월광은 쏟아지고

 

깊은밤 불 꺼진 창 두드리며

눈물 묻은 상기된 볼에

감미롭게 입맞춤하는

긴 머리칼 날리는

얼굴 없는 당신은 누구시나요?

 

                   엄창섭[19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