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unter
  • 전체 : 115,236,436
    오늘 : 6,781
    어제 : 9,873
    • Skin Info
    동행
    2016.05.28 01:03

    어머님 저기 가신다,

     

    유리벽 건너편에 꽃잎이 떨어졌다.

    꽃 향기에 취해서 비틀거릴거나?

    나비되어 훠얼훨 날아갈거나?

    분단장 연지곤지 찍고 시집 가시는

    어머님 볼우물에 내 그림자 어리어

    강물 소리없이 흐른다.

    기억의 뒷편에 아버지 이슬에 졎는다.

     

    누군가를 위해 눈감을 수 밖에

    저 곳과 이 곳 구부러진 등위로

    빛바랜 기억들 낯설어 서성대는  그곳

     

    비오는 아침 어머님은 그 곳에 계셨다.

    함께 여기 있다는 것 말고 발가벗은 몸뚱이로

    거꾸로 누운채 반야심경이나 읊었을성 싶은 

    흘러가는 물소리에서 간직해둔 고향 냄새가 난다.

    기억의 강물 속에서 상두군 워낭소리 들린다.

    모두 남고 떠나며 처절하게 소리쳐 돌아가는 길

    슬퍼서 울 수 없는 아침 비가 내린다.

    쉴 수 없어 넘었던 고갯길에 숨가쁜 바람 흘러간다,

     

    꽃으로 피어서 허옇게 빛바래어 간들

    꽃으로 남아 까만 한 줌의 재가 되고자 한들

    이 곳과 저 곳에서 서로의 이름으로 불릴 뿐이지

    아직 돌아갈 곳 없는 우리는 사진틀 속으로 부는 바람에

    비를 맞고 흔들리고 비틀리고 서있다, 

    밤바다에 자맥질하는 심해어 허연 비늘 퍼득이고

    밤하늘로 부는 바람에 鳶이 되었다,

     

    어머님 저기 가신다,

    하얀 찔레꽃이 핀다,

    아직 돌아갈 곳 없는 우리는

    긴 봄날 오월의 따가운 볕에 그을리고

    하얀 달빛에 갿히고 있을 뿐,

    2016,5,21

    • 글자 색
    • 글자 배경색
    • 미리 보기
      Caption
      TD TD TD
      TD TD TD
      TD TD TD

    글을 쓰기 시작한지 1시간이 지났습니다. 마지막 저장 시간은 10분 전 입니다.

    [0]

    그림


    동영상

        문서 첨부 제한 : 0Byte/ 2.00MB
        파일 용량 제한 : 2.00MB (허용 확장자 : *.*)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