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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은 가장 훌륭한 교과서다. 우리가 얻을 것, 배울 것, 수행할 모든 것이 이 안에 있다. 먼지, 청소, 햇살, 정류장까지 걷기, 세상에 수행 아닌 것이 없다. 

     

    커튼 사이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온다. 그 햇살의 줄기를 따라 춤추는 먼지들이 보인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먼지들이 있었다니! 모든 먼지가 다 보이지 않는 것이 차라리 다행스럽다. 

    먼지를 털며 마음 안에 내려앉은 먼지도 탁탁 털어낸다. 마룻바닥을 걸레질을 하는 건 마치 내 마음을 닦는 일 같다. 한 줄 밀고 지나가면 마음 한 줄이 맑아지는 것 같다. 출가한 수행자에게 왜 불을 긷고 청소부터 시키는지 알 것 같다. 

     

     

    수행이란 행동을 통해 마음을 닦는 것. 그렇다면 일상은 가장 훌륭한 교과서다. 걸레질을 하는 것도, 매일 대하는 서류를 넘기는 것도, 집을 나서서 정류장까지 걷는 것도 모두 다 마음을 닦는 수행이다.

     

    걸레질을 하며 생각한다.

    나는 지금 원래의 맑았던 마음으로 돌아가는 중이라고.

    일터의 책상에 앉아 생각한다.

    나는 지금 욕심과 집착의 파도를 헤치고 나아가는 중이라고.

     

    버스정류장까지 걸으며 생각한다.

    원래부터 평화로웠던 나를 찾아 걷는 중이라고,

    설거지를 하며 생각한다.

    설거지한 그릇을 엎어두듯 마음의 물길도 흘러가게 두어야 하는 거라고.

    유리창을 닦으며 생각한다.

    이렇게 투명한 마음을 들여다봐야 하는 거라고.

    커피를 내리면 생각한다.

    여과지를 통과한 커피처럼 마음도 거르고 걸러야 하는 거라고.

     

     

    세상 모든 일이 교과서다. 세상에 수행 아닌 것이 없다.

     

    글 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붇더라도(김미라, 쌤앤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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