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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키우느라 부모님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세상의 그 많은 불행을 피하고, 가난과 질병과 고통을 딛고서 한 아이를 어른으로 키운다는 건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까? 부모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 진정한 어른이 된다는 것을 그녀는 요즘 실감하고 있습니다.

    첫 아이를 키울 때까지는 그래도 견딜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 아이를 키우려니 마치 자신이 다 헤진 헝겊이 되어버린 것 같았지요. 누가 딱 한 시간만 봐준다면, 낮에 한 시간만 눈을 붙일 수 있다면 좋겠다, 간절히 바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남편이 많이 거들어주어서 한결 힘이 되었는데, 그가 일주일 동안 해외 출잘을 떠나게 되지 정말로 기댈 곳 하나 없는 상태가 되었죠.


    첫째는 궁금증이 많아 여기저기 뒤지고 위험하게 오르내려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고, 둘째는 이제 막 뒤집기를 시작해서 가만히 눕혀 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씁니다.

    남편이 출장을 간 지 사흘째 되는 저녁, 밥을 할 기운도, 먹을 기운도 없는 그녀는 둘째가 간신히 잠들자 벽에 기대어 울고 말았습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첫째가 가지고 놀던 장난 전화기를 내밀었습니다.

    "엄마, 어디에 전화 걸어줄까? 외할머니한테 걸어주면 안 울거야?"

    장난감 전화기를 내매는 아이를 품에 안고 그녀는 외할머니와 통화하는 시늉을 했습니다.
     
    마음이 아플 때 어딘가에,
    누군가에게 기대면 한결 나아진다는 걸 아이는 어떻게 알았을까요?
    전화로 누군가의 대화를 나눌 여유도 없이 살았는데
    아이는 어디에서 그런 걸 터득했을까요?
     
    가짜 통화를 했는데도 신기할 정도로 마음이 가라앉았죠. 아이를 넷이나 키운 엄마는 전화할 곳도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지금까지 몰랐던 엄마의 마음을 앞으로 얼마나 많이 알게 될까? 이렇게 늦게야 철이 드나보나, 생각하며 그녀는 첫째가 주었던 장난감 전화기를 그리운 엄마처럼 쓰다듬어 보았습니다.
     
     
    글 출처 : 김미라(저녁에 당신에게, 책읽는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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