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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는 내가 가족들을 보살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돌아보니 보살필 가족이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나를 보살피는 일이었다.

       한때 그녀의 별명은 심부름센터였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녀는 식구들을 위해서 밥을 차리고, 가족들이 부탁한 일들을 처리하러 다니느라 바빴다.

       어느 날 절친한 친구가 멀리 여행을 가자고 했다. 그녀가 가족들 때문에 갈 수 없다고 말하자 친구가 물었다. 가족들 때문에 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네가 없어도 가족들이 아무런 지장 벗이 살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냐고. 친구가 농담처럼 던진 말이 그녀의 마음을 관통한다.

       세월이 흘러 아이들은 뿔뿔이 떠났고, 남편은 지방 근무를 하게 되었다, 우아한 ‘주중독신’이라고 그녀가 우겨도 친구들은 그녀를 ‘독거노인’이라 불렀다. 집에 홀로 남은 그녀, 자신만을 위한 식사를 차리는 일이 생각보다 힘들었다. 영양실조를 간신히 면할 만큼의 식사를 차리고, 생기 없는 하루를 보내면서 그녀는 문득 깨닫는다. 보살필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이었는지를, 자신의 희생하며 가족을 보살핀다고 생각했는데, 보살필 가족이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자신을 보살피는 일이었음을.

    글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김미라, 쌤앤파커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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