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에 꿈꾸는 /박미림

      아픔이 날 꼭 껴안는다
      그런 날은 한참을 혼자서 서성인다

      스쳐 지나가는 이들이 야속하다
      한 발짝도 옮길 수가 없다

      처음부터 난 혼자이고자 했지만
      이상하게 오늘 같은 날은 혼자인
      외로움마저 슬프다

      이내 사라지고 마는 이들이 너무 많다
      그들을 다 기억할 수가 없다
      기억하기에는 난 너무 벅찬 가슴을
      지니고 살고 있다

      그 가슴에는 파릇한 잔디가 있고
      푸른 하늘이 가득하고
      죽을 때까지 사랑해도
      다 사랑 할 수 없는 사랑이 있다

      가끔 슬프지만 슬퍼할 수 없는 것은
      그 가슴에 넘쳐나는 사랑 때문이다
      아픔이 날 와락 껴안은 날에도
      혼자 서성이는 날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