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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아버지라 부릅니다 / 아버지 술잔에는 눈물이 절반이다

오작교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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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살.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신혼여행에서 아내가 임신을 했습니다. 정말 행복했습니다.


   29살. 2시간이 넘도록 병원 복도를 서성인 끝에야 자식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당신은 아버지가 되었다는 생각에 책임감과 함께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37살. 자식이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여느 학생들에게도 주는 흔한 상장을 받아왔습니다. 당신은 상장을 액자에 정성스럽게 넣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걸어 두었습니다.


   44살. 아침 운동을 하는 약수터에서 사람들이 자식이 아버지를 닮았다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당신은 괜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48살. 자식이 수능시험을 보러갔습니다. 당신은 평소와 같이 출근했지만,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51살. 자식이 삼수를 한 끝에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여름 방학에 운전면허를 딴 자식이 모는 차를 타면서 한편으로는 조마조마하기도 했지만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54살. 자식이 직장에 입사했습니다. 자식이 회사에서 받아온 명함을 보고 또 보았습니다. 그 명함을 당신의 지갑 속에 고이 꽂아 놓았습니다.

 

    60살. 자식이 결혼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스마트폰 바탕화면에 자식 부부의 사진을 올려놓고 친한 사람에게 보여주면서 은근히 자랑했습니다.
오직 자식 잘되기만을 바라며 살아온 한평생. 이제는 희끗희끗한 머리로 남으신 당신…. 우리는 당신을 아버지라 부릅니다.

 

9788995738580.jpg

 

글 출처: 아버지 술잔에는 눈물이 절반이다(윤문원, 씽크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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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글쓴이 3일 전
세모에 이 책을 구입하기 위하여 여기저기 인터넷 문고들을
기웃거렸지만 모두 절판이 된 탓에 구하지 못했습니다.
구하지 못한이 더욱 더 구하고 싶은 것이 사람이 마음.
교보문고의 'E Book'까지 확인한 결과 다행이 구할 수 있었습니다.

하룻밤에 화장지깨나 없애면서 모두 읽었습니다.
우리의, 아버지 세대의, 그리고 우리 자식들의 세대 이야기가
책자 안에 멍울이 되어 있었습니다.

책 머리 첫 글을 세모에 올린 후에 다시 이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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