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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이 주는 선물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

오작교 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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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을 주는 것이라고 해서 다 유익한 것이 아니며, 아프게 하는 것이라고 해서 다 나쁜 것은 아니다.

   고통을 느끼는 감각인 ‘통각’에 이상이 생겨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에는 부러웠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다니, 그렇다면 치과 치료를 받을 때 두려움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종이에 손가락을 베어도 덜 아프지 않겠는가?

   통각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의 실상을 알고 나서 충격을 받았다. 통각 세포에 이상이 생긴 사람 중 많은 사람은 이미 어린 시절에 혀를 깨물어서 말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치명적인 통증도 알아차리지 못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부러운 일이 아니라 무서운 일이다. 고통은 우리를 아프게 하지만 동시에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이다. 고통을 덜어주는 약을 잘 쓰면 행복에 기여하는 것이 되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약이 독이 되고, 독은 약이 되기도 한다.

   행복을 주는 것이라고 해서 다 좋은 것이 아니며, 통증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해서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오늘을 작은 고통을 감사히 받는다. 더 큰 고통을 피해 가라고 건네준 일종의 축복이므로.

글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김미라, 쌤앤파커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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