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부르는 연가

        이병주

        오늘도 세월을 밟고
        저만치 가다 보면
        적막으로 외로움 휘감아 놓고
        잠 못 이룰 저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냘픈 숨 한 가닥 붙잡고
        애처로이 애걸하는 연가 흥얼거리면
        거들어 주는 것은
        나뭇잎 흔들어주는 바람뿐이지만

        잠김 목소리로 부르는 연가는
        돌아서지 않는 임의 귓전에서
        모질게 팽개쳐지는
        서러운 미움 될지라도

        물 한 모금으로 목축이고
        애처로운 풀벌레 소리 반주 삼아
        창가에 흐르는 달빛 속으로
        띄우고 또 띄워 보내리라
        내 사랑 다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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