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의 여운
            환몽처럼 피어 오르는 비끼인 저녁 노을은 돌처럼 차가운 냉기를 걷어 버리고 대자연의 초록빛 감촉을 빠알간 미소로 채색하고는 그리움의 외투를 입혀 준다. 어느덧 사색의 항구에 닿아 어둠의 돛을 서서히 내리고 밀려드는 그리움에 밤을 적시며 노을이 지나간 길목을 고독을 잉태한 산을 보듯 물끄러미 바라다 본다. 아! 이젠 기다림을 채워 줄 그리움은 생을 쫓는 세월 속으로 여울지고 미련 없는 발걸음으로 미지의 미래를 초연히 밟는다면 좋으련만....

[M/ To Dori/ Stamatis Spanoudak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