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글/장 호걸

보일 듯 말 듯 하늘에 떠다닌다
또다시 봄을 지나 여름이다
왜 그렇게 말이 없느냐,
소쩍새가
세월의 나무에 앉아
동구밖에 고목이 되었어
지나는 사람마다 한참씩은 머물러
던져 놓은 위로들이
가지를 흔들어 윙윙 운다

그리움 하나로 버티기 이젠 힘겨워
그래도 수혈을 해보지만
감각이 없는가 봐,
마지막 몸부림이지 뭐,
예전같이 봄처럼
새싹이 돋을 수는 없을까

이 하루라도 붙잡아 두지 못해
밤으로 가야 하나보다
가로등 하나 둘
켜지는 공원 벤치에서
가물거리는 심지 돋우는 소리
또 나는 몰래 들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