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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8.06.20 19:52:04 (*.36.80.227)
1250
3 / 0

    
           당신과 가는 길/도종환
     
    
      별빛이 쓸고가는 먼길을 걸어 당신께 갑니다.
      모든 것을 다 거두어 간 벌판이 되어
      길의 끝에서 몇 번이고 빈 몸으로 넘어질 때
      풀뿌리 하나로 내 안을 뚫고 오는
      당신께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이 땅의 일로 가슴을 아파 할 때
      별빛으로 또렷이 내 위에떠서 눈을 깜빡이는
      당신과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동짓달 개울물 소리가 또랑또랑 
      살얼음 녹이며 들려오고 
      구름 사이로 당신은 보입니다.
     
      바람도 없이 구름은 흐르고
      떠나간 것들 다시 오지 않아도
      내 가는 길앞에 이렇게 당신은 있지않습니까
      당신과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댓글
2008.06.21 00:11:48 (*.108.238.17)
애나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댓글
2008.06.21 05:35:20 (*.80.153.192)
An
그 누구와
함께 가는 길이 있다는 것
참 아름다운 모습이지요.

그냥 걷는 것 보다
애기 손가락이라도 걸고 걷는 모습이
훨씬 더 아름답고
정겹듯이 말이지요. ㅎ

음악 잘 나옵니다.. 하하~

캄솨효!*
댓글
2008.06.21 07:01:42 (*.27.111.109)
고이민현
애나가님 !
닉이 친근감이 가는데 얽힌 사연이
있는듯 합니다.
밤 늦게 컴 앞에 앉아있는 님의 모습을
상상해 봤어요.
감쏴.........
댓글
2008.07.05 15:02:43 (*.27.111.109)
고이민현
An 님 !
비록 사랑하던 님과 육신의 손가락은 걸수 없으나
마음속에 님을 품고,
떨어지는 별빛 눈동자를 바라보고,
흐르는 개울물 소리 닮은 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님과 같이 걷는길은 결코 외롭지 않으리.
남기신 말씀 고마워요.
댓글
2008.06.21 07:49:25 (*.214.14.120)
알베르또
이미자씨의 정동대감이 잔잔하게 흐르는군요.
내 가는 길 앞에 이렇게 있는, 구름 사이로 보이는 당신은
내 인생 끝나는 날 나를 맞이하려 기다려 주시는
정녕 하느님은 아닐지요?
댓글
2008.06.21 08:13:11 (*.85.49.69)
cosmos
울엄마가 좋아하실 음악이
잔잔히 흐르네요.

별똥별 떨어지는 가운데
도종환님의 글이 얼마나 좋던지요?
좋은글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이민현님...

댓글
2008.06.21 08:24:26 (*.27.111.109)
고이민현
알베르또님,
이 방에서 만나니 반갑네요.
저승으로 간 님을 애타게 그리워 말고
이승에 있을때 안아주고 보듬어 주고
깨소금 볶아가며 알콩달콩 살아 갑시다.
댓글
2008.06.21 08:37:18 (*.27.111.109)
고이민현
cosmos 님 !
울엄마가 좋아하실....???......왜 ???
누가 되지 않았나 조심스럽습니다.
별똥별이 쏟아지는 고즈녁한 밤하늘을
바라보며 가신님을 그리워하는
지아비의 애타는 마음 !
늘 건강에 힘 쓰시길.......
댓글
2008.06.21 10:53:11 (*.164.182.151)
산이슬
도종환님의 글을 읽노라면
먼저 가신님을 그리워 하는 애절함이
글귀속에 묻혀있어서 읽는이로 하여금
가끔씩 자신이 된듯 여겨지곤 합니다.
어쩌면 저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 부럽기도
하구요~
사랑할 사람이 있다는것 참으로 행복한
일이지요 ~
댓글
2008.06.21 11:14:04 (*.27.111.109)
고이민현
산이슬 님 !
닉 방울이 새벽안개 풀잎에서 지금 막
굴러 떨어져 영롱한 빛이 나는듯 하네요.
낯선 닉이라 실례 되지나 않았는지요?
컴 初生이라 남의 흉내 좀 내 봤어요.
생전에 잘 해 줄껄...... 할때는 이미
늦었지요.
"있을때 잘 해"........어느 가요 제목에서.
따끈한 말씀 고마워요.
댓글
2008.06.21 16:15:31 (*.126.67.150)
尹敏淑
고이민현님은
도종환님의 시를 참 좋아하시나 봅니다.
사랑하는이와
같은길을 가고 싶어하는 사연이
가슴을 아리게 합니다.

전 도종환님의 "산경" 이라는 시를 참좋아한답니다.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하루 종일 티 없이 맑았다
가끔 구름이 떠오고 새 날아왔지만
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 버렸다
내게 온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갔다
골짜기 물에 호미를 씻는 동안
손에 묻은 흙은 저절로 씻겨 내려갔다
앞산 뒷산에 큰 도움은 못 되었지만
하늘 아래 허물없이 하루가 갔다

도종환 "산경"
댓글
2008.06.22 06:54:23 (*.27.111.109)
고이민현
장태산 님 !
저 같은 놈은 詩가 뭔지 수필이 뭔지,
문학 장르에는 전혀 까막눈 이거든요.
좋아하는 시인도 싫어하는 시인도 없어요.
이책 저책 뒤적이다 눈에 띄면 얼른 줏어다가
옮겨 놓는것 뿐입니다.
여타 시를 읽어보면 뭐가뭔지 도통 알수없는
어휘나 음어를 써 알아 먹을길이 없습니다.
그런데 도 詩人任의 詩는 비교적 알기쉽도록
쓰여있어 느끼고 이해가 되며 공감을 가질수
있어서 그런거예요.
"산경"이라는 詩도 처음 대하지만
금방 feel 이 오네요.
그러면 됬지요?
산은 장태산이요,
용태울 호수위로 떠도는 구름은
잠시 머물다 흘러가고
날아온 새들도 소리없이 떠나간다.
속세에서 흙으로 더렵혀진 영혼을
골짜기 물로 씻어 버리면
다시 새롭게 태어나리.
꿈보다 해몽이......ㅎㅎㅎ
댓글
2008.06.21 22:53:51 (*.85.49.69)
cosmos
고이민현님...
흐르는 음악이 구수한 옛노래여서요
그래서 울엄마가 아주 좋아하실
음악이란 뜻이였습니다.

콧노래로 흥얼거리시던 엄마의 모습이
떠오르는군요.

옛노래는
왜그렇게 가슴을 짠하게 만드는지 모르겠어요.^^

좋은글에 다시한번 젖어보는 시간입니다.
댓글
2008.06.21 23:31:59 (*.27.111.109)
고이민현
cosmos님,
아.그러셨군요,
제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에
마음이 놓입니다.
우리들 어머님들은 애수(?)에 찬
노래를 좋아하는 편이지요.
저도 어머니로부터"황성옛터"를
8살때 배웠다니까요.
지금은 안 계시지만.......
편히 쉬세요.
댓글
2008.06.23 09:38:52 (*.105.214.122)
동행
동행이라
가슴 도려내고
걷는 길은 아프겠지.

잃어버린 말을
찾아가는 길도 아프겠지
동행이라...
댓글
2008.06.23 11:40:53 (*.27.111.109)
고이민현
동행 님 !
비록 손에 손을 마주 잡고
같이 걸을수는 없다마는
반짝이는 별빛 같은 눈동자를
오른눈에 바꾸어 넣고
살얼음 녹이는 동짓달 개울물 소리,
가슴으로 들으며
가신님과 같이 가고싶은
지아비의 지고한 사랑이
느껴져서 남 흉내 함 내 봤어요.
우리(?) 동행님과 같이 同行 하면
同行 하는 맛이 절로 날듯 하네요.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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