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떠난 후에/오광수 그대가 곁에 있을 때에는 떨어지는 꽃잎 하나도 아름답게만 보였습니다. 낙엽이 떨어진 길을 걸어도 그대가 잡아 준 내 손은 언제나 따뜻할 것 같았습니다. 하늘이 파란 것이 모두 내 마음이고 바람이 싱그러운 것도 모두 나의 향기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대가 떠난 후로는 떨어지는 그 꽃잎이 파랗게 멍든 내 가슴이 되고 같이 걸었던 이 거리는 나 혼자만의 쓸쓸함이 되어 낙엽같은 아쉬움만 쌓였습니다. 하늘이 파람은 그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람이 싱그러움은 그대의 향기였기 때문입니다. 언제 오시렵니까? 내 마음에는 하얀 눈이 쌓이고 따스한 입깁들도 나오는데, 지난날 그대의 사랑을 깨닫지 못했던 어리석음이 후회의 강이되어 흘러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