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

                         글 / 강인숙



      격렬한 허기가 엄습한다
      물과 불을 옮겨가며 달궈지는 열정은
      한치의 양보도 없고
      속절없이 내닫는 시계초침의
      영혼을 짜내어 우는 소리가
      너의 몫인 줄만 알았다

      그리움으로 점철된 멍울은
      검붉게 응집된 채로
      여름 한낮 뜨거운 태양에 익어 가고
      가을이 되기도 전에
      서늘함을 갈구하며
      너를 향한 사랑이 식기를 기다린다

      흙냄새 풍기는 편안한 자리
      벌거숭이 몸뚱이되어
      어디론가 달려가고 싶다
      황톳빛 오솔길같은 아늑함에 잠드는
      영원으로 가는 길을 물어보고 싶다
      차라리 잊고저 하니
      네가 없는 곳은 어디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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