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날 소녀가 보고 싶다. 
글/장 호걸

푸른 새벽길을 여는 소녀가 있어 좋았다.
오르다 보면 아름드리 소나무에도
그의 숨결이 있음을 오래지 않아 알았다.

꽃이 이보다 아름다우랴
천사가 있어 이보다 고우랴
그늘처럼 늘 쉬게 하는
여름 산행 길의 찻집으로 한 소녀의 눈빛이
요동쳐 옴을 느끼고는

쿵쿵 뛰는 가슴을 어쩌지,
멎어버린 듯한 내심 장을 어쩌지,
궁리 아닌 궁리에 몰두하다 보니
매미의 소리와 합창하는 새소리에
고운 소녀는 저만치서
손짓한다.

숱하게 지나버린 여름날이 된 오늘은
소녀의 손짓을 향해
어서 가고 싶은. 보고 싶은
그리움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