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모습 / 오광수 고운 햇빛 찬란한 오늘 베란다에 나와 앉으니 먼산에서부터 새들의 사랑 익는 소리가 들립니다 한껏 부풀린 가슴들을 뽐내며 한껏 샘솟는 열정들을 보이며 그윽함이 가득한 눈빛으로 이 봄에 그렇게들 사랑을 합니다 황금색 같은 뽀얀 광채로 핏기없는 손등에 내려앉은 따스함은 차가움을 조금씩 조금씩 밀어내며 식어진 정열을 데우고 있습니다 맘껏 사랑하세요 자신에게도 애정을 가지세요 하얀나비타고 폴 폴 날아와 나에게 가르치는 고마운 봄은 오늘 스크랩한 신문과 잣 띄운 차 한 잔들고서 앞자리에 앉은 아내의 모습 되어 초록빛 가득하게 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