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가슴에는
글/장 호걸

갈 바람이 분다
저쯤의 하늘을 열고
세월의 약을 삼킨 탓일까,
몇 날을 만 선한 깃발이
나부끼는 것 같다
내가 얼 만큼
미움과 증오를 낳았는지
돌아보니 이것이
달콤한 상념이었네
정말 아픔이었네
추적추적 내렸네
허물 같은 추억
한 자락 펼쳐 놓은
못 견디게 하는 꿈이
종종걸음으로
오는 걸 보니
풋풋함을 삶아 내던
가마솥 주위로
오래전의 이야기들이
다 모여들겠네
가을의 가슴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