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음에게
늙음에게 / 차영섭
주름살을 파고드느냐
골짜기 파며 흐르는 물 같이
도랑을 훑는 농부처럼
아무도 몰래 살금살금 오느냐
밤 고양이 같이
엊저녁 온 나뭇가지에 눈처럼
쉰 목소리로 지나갈 거냐
고목의 구멍을 지나는 바람처럼
파란 고추가 빨간 고추 되는 것도
다 너의 짓이냐
아무렴 어떠리, 어차피 나도 빌린 인생
주인이 제 맘대로 하겠다는데
난들 어떠리 어떠하리
기왕에 처한 곡절 노래나 불러 보자
아름다움에도 집착이 있으니
아름답다는 마음까지도 끊어야
비로소 아름다워질 거라고,
주름살을 파고드느냐
골짜기 파며 흐르는 물 같이
도랑을 훑는 농부처럼
아무도 몰래 살금살금 오느냐
밤 고양이 같이
엊저녁 온 나뭇가지에 눈처럼
쉰 목소리로 지나갈 거냐
고목의 구멍을 지나는 바람처럼
파란 고추가 빨간 고추 되는 것도
다 너의 짓이냐
아무렴 어떠리, 어차피 나도 빌린 인생
주인이 제 맘대로 하겠다는데
난들 어떠리 어떠하리
기왕에 처한 곡절 노래나 불러 보자
아름다움에도 집착이 있으니
아름답다는 마음까지도 끊어야
비로소 아름다워질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