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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의 꿈/문정영
생존과 동시에 식어가는
붕어빵 몇 개를 봉지 채 호주머니에 넣었다
아직 굳지 않은,
고개를 살짝 내밀던 붕어들이
허기진 마음 속으로 펄쩍 뛰어 들었다
뱃속의 익은 팥알갱이들이
따낸 내장처럼 꿈틀거렸다
겨울가뭄에 날카로워진 지느러미가
심장의 동맥들을 세차게 후려쳤다
준척이었다
심줄이 팽팽하게 섰다
관절은 뼈들을 조미면서 힘겨루기를 했다
가슴 밑바닥에서
긴 꼬리가 퍼드덕 거렸다
뜰채로 허리를 낚아 채자
희번덕이던
수직으로 섰던 욕망들이 한순간 벗겨졌다
아, 너의 몸에서 이미 퇴화된 은비늘의
선명한 자국들만 눈 내리는 거리에 즐비할 뿐,
난로불 위에서 자전하면서
갈구하던 세상들은 식어가고 있다
언제나 서민들의 곁을 묵묵이 지켜주는 그 모습
붕어빵의 모습만치나 닮았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