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 박성철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사아의 칼날에 베여

상처난 아픔을 간직한 채

주적주적 비 내리는 하늘 아래서라도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아픔의 추억이 비가 되어

내 눈물과 함께 흐르고

잊혀진 기억들이 눈발로 어깨를 누를 때도

지난날을 서글펐다 하지 마라

내 죄는 사랑에 미흡했던 것이 아니라

표현에 미흡했던 것뿐이니


하지만 모를 일이다.

그대가 나를 떠난 것이 아니라

내가 그대를 떠나가게 만든 것일지도

떠나가는 이의 가슴이 더 아플 수도 있다는

슬픈 가능성을 신앙처럼 간직한 바보가 되어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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