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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지 않아서 좋은 것도 있어! / 저녁에 당신에게

오작교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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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내내 막내딸은 열심히 아르바이트했습니다.

   게으르던 아이가 환골탈태한 것처럼 부지런한 아이로 바뀌었고, 이 무더위에 이를 악물고 걸어서 일터를 오가곤 했습니다.

   애 저렇게 달라졌을까?

   그녀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둘째 딸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러자 첫째가 냉정하게 한마디 던졌죠.

   “남자친구한테 차였나봐. 못생겼다고 대놓고 그랬대. 아마 돈 모아서 성형외과 가려고 그럴 거야.”

   그녀는 쌀쌀맞은 큰딸의 등을 한 대 때려주고 말았습니다.

   똑같이 그녀가 낳은 딸인데 큰딸은 이따금 길거리 캐스팅 제의가 들어올 정도로 예뻤고, 작은딸은 좀 달랐지요.

   큰딸은 자신이 예쁘다는 걸 잘 알고 있어서 언제나 자신감에 넘쳤고, 무슨 말을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지나치게 당당했습니다. 둘째 딸도 자신이 예쁘지 않다는 걸 지나치게 잘 알고 있어서 언제나 위축이 되어 있었죠.

   그런 둘째가 남자친구에게서 지독한 말을 듣고 상처를 받았다니, 충격이 넘어 화가 났습니다.

   여름이 지나가는 동안 둘째는 몰라보게 다른 삶을 살았고, 살이 많이 빠지고, 눈빛 달라졌습니다. 많이 예뻐졌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또 다른 상처를 건드릴까 봐 그녀는 섣불리 말하지 않았습니다.

   저녁을 먹을 때 둘째가 식탁 위에 봉투를 올려놓았습니다.

   “엄마, 내일 나랑 성형외과에 가요.”

   그녀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첫째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한숨을 쉬었죠. 그런데 둘째는 뜻밖의 말을 했습니다.

엄마, 항상 엄마 얼굴에 있는 흉터가 마음에 걸렸어요.
엄마가 흉터를 의식하지 않으니까 나도 자주 잊고 살긴 했지만
옛날에 엄마가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많이 생각했어.  

   그녀의 얼굴에 자리 잡은 흉터.    둘째는 그것을 자기 상처처럼 여기고 고쳐주려고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 마음이 놀랍고 고마워 그녀는 둘째를 꼭 껴안아 주었습니다. 그녀의 품 안에서 둘째 달이 말했습니다.

예쁘지 않아서 좋은 것도 있어. 엄마! 
다른 사람의 상처를 유심히 보게 되거든. 


   속 깊은 이 아이가 상처를 많이 받지 않고 살 수 있기를, 흉터 있는 얼굴로 살아온 그녀가 익히 아는 설움을 딸이 좀 덜 겪게 되기를, 생각 없는 사람들이 외모로 상처를 주는 일과 마주치더라도 잘 극복하며 살기를, 기도하는 심정으로 간절히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글 출처: 저녁에 당신에게(김미라, 책읽는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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