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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서는 법 /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

2026.10.29 조회 31 댓글 0

   어느 날 친구 하나가 연락이 두절됐다. SNS도 탈퇴하고 메신저에 있는 모든 사진을 다 지웠다. 누가 봐도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아서 계속 연락을 해봤지만 한 번도 닿지 않았다. 너무 걱정되는 마음에 집에 찾아가 초인종을 눌렀다. 몇 번을 누르고 문을 두드리면서 이런저런 말을 해도 반응이 없었다.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마주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현관에 앉아서 기다렸다. 몇 분 후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알고 보니 안에서 내 이야기를 다 듣고 있었던 것이다. 친구는 나를 보자마자 눈물을 터트렸다.

 

“나 헤어졌어.”

 

   이 한마디를 시작으로 친구는 나에게 안겨 펑펑 울기 시작했다. 오래 사귄 남자 친구와 헤어졌다고 했다. 연차도 쓸 수 있을 만큼 다 쓰면서 회사도 나가지 않았다고 했다. 집 안은 엉망이었다. 물건이 정리가 안 되어 있고 음식물이 쌓여있고 그런 게 아니었다.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듯이 깨끗했다. 계속 누워만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다른 의미로 엉망이었다. 사람이 사는 집은 어떻게든 온기가 남아있기 마련인데 그런 흔적이 하나도 없었다. 당연히 집 안에서 음식을 해 먹은 흔적도 없었다. 거의 쓰러지기 직전인 상태라 죽을 시켰다. 아주 조금이라도 죽을 먹이고 옆에서 이야기를 들어줬던 기억이 있다.

 

   실연은 누구에게나 고통스러운 경험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일상을 함께 나누던 사람이 사라졌기에 일상이 무너진다. 과거에 대한 미련에 사로잡힌다. 그러지 않았다면, 그때 이랬다면 온갖 생각에 마음이 계속 과거에 머문다. 미래는 보이지 않고 일상은 무너지면서 마음이 엉망이 된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감정들이 찾아온다. 이럴 때 필요한 마음가짐은 감정을 억누르거나 무시하지 않는 것이다. 이별 뒤에 느껴지는 슬픔, 분노, 혼란, 속상함, 무기력함 등, 이 모든 감정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애써 부정하려고 하거나 어떤 감정 하나에 너무 깊이 빠지지만 않으면 된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각나서 슬플 때 애써 웃는 것은 건강한 방법이 아니다. 반대로 떠나간 사람이 그립다는 이유로 식음을 전폐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건강한 방법은 아니다. 슬플 때는 슬퍼해야 하지만 그러지 않을 때는 일상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힘드니 일상을 잘 유지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자신의 일상을 모두 다 놓아서는 안 된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상처는 아물 것이다. 이별의 고통으로부터 다시 일어서는 방법은 충분히 내가 느끼는 감정을 존중하면서 일상을 아주 조금이라도 유지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글 출처: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김수현, 하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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