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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나무....

데보라 데보라 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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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나무





바구니를 건네며 어머니는 말씀하셨지요.
"매끈하고 단단한 씨앗을 골라라.
이왕이면 열매가 열리는 것이 좋겠구나.
어떤걸 골라야 할지 모르겠더라도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아라.
고르는 것보다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물건을 살때는 아무에게나 가격을 묻고
덥석 물건을 집어들지 말고,
먼저 장안을 둘러보고 사람을 찾아 보렴.
입성이 남루한 노인도 좋고, 작고 초라한 가게도 좋을 것이야.
그리고 고마운 마음으로 물건을 집어들고
공손히 돈을 내밀어라.





오는 길에 네 짐이 무겁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오는 길이 불편하다면 욕심이 너무 많았던 게지.
또 오늘 산 것들에 대해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는 말아라.
사람들은 지나간 것에 대해 생각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곤 하지.





씨앗을 심을 때는 다시 옮겨 심지 않도록
나무가 가장 커졌을 때를 생각하고 심을 곳을 찾으렴.
위로 향하는 것일수록 넓은 곳에
단단히 뿌리를 내려야 하는 거란다.
준비가 부실한 사람은 평생 동안
어려움을 감당하느라 세월을 보내는 법이지.





모瑛?만들기 위해 가지치기를 하지 말아라.
햇빛을 많이 받기 위해선 더 많은 잎들이 필요한 법이란다.
타고난 본성대로 자랄 수 있을 때,
모든 것은 그대로의 순함을 유지할 수가 있단다.





낙엽을 쓸지 말고, 주위에 피는 풀을 뽑지 말고,
열매가 적게 열렸다고 탓하기보다
하루에 한 번 나무를 쓰다듬어 주었는지 기억해 보렴.
세상의 모든 생각은 말없이 서로에게 넘나드는 거란다.





우리는 바람과 태양에 상관없이 숨을 쉬며
주변에 아랑곳없이 살고 있지만,
나무는 공기가 움직여야 숨을 쉴 수가 있단다.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것과 나무가 움직여
바람을 만드는 것은 같은 것이지.





열매가 가장 많이 열렸을 때 따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며칠 더 풍성함을 두고 즐기는 것도 좋은 일이지.
열매 하나하나가 한꺼번에 익는 순간은 없는 거란다.
어제 가장 좋았던 것은 오늘이면 시들고,
오늘 부족한 것은 내일이면 더 영글 수 있지.
그리고 열매를 따면 네가 먹을 것만 남기고 나눠 주렴.





무엇이 찾아오고 떠나가는지,
창가의 공기가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보렴.
나무를 키운다는 건 오래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야.
그리고 조금씩 다가오는 작별에 관해서도 생각해야 한단다.





태풍이 분다고, 가뭄이 든다고 걱정하지 말아라.
매일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면 나무는 말라 죽는 법이지.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란다.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은 아프고 흔들린다는 걸 명심하렴..."





어머니가 주었던 씨앗 하나...
마당에 심어 이제는 큰 나무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어머니는 내 인생의 큰 고목이 되어
늘 버팀목이 되어 주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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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보라 글쓴이 2008.01.22. 03:16
어머니의 이런 깊은 마음을 우린 얼마나 헤아릴수 있을까....
큰 고목나무와도 같은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
사랑합니다....
마음에 깊이 새겨 봅니다..
유지니 2008.01.22. 08:51
어머님의 크고 깊으신 사랑....
어찌 우리가 다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
오늘따라 날도 흐리멍텅하고 비도 오락가락 하는것이
어머님이 무척이나 그리워집니다......
데보라님!
항상
좋은영상,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보리피리 2008.01.22. 09:17
문득 1969년도 쯤의
옛 생각이 납니다.

[연인의 창(?)]인가 하는 영화에 나오는 대사 중에
"새가 나무로 날아 와 앉고싶은 가지에 앉았다가,
언제든 날아가고 싶을 때 날아가듯
자연스러운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다."라는 말이요.

구속하지도,
댓가를 바라지도 않으면서 그저 무한히 주는 사랑.

온갖 핑계로 어느 새 잊고 살았습니다.
내 어머니의 참사랑을요.....
데보라 글쓴이 2008.01.22. 10:59
유지니님/ 잘 계시지요~
좋은글 함께 나눌수 있어 감동입니다

우리 곁에 있을때 느끼지 못하는 어머니의 한없이 크심을,,,
왜 .우린 지난 후에 생각이 날까요...

저도 이렇게 먼 땅...떨어져 있지만..
새삼 그리워 지는 어머니 입니다..

감사해요~
날씨도 꾸징한데 어머니께 전화하세요~

데보라 글쓴이 2008.01.22. 11:01
보리피리님/ 그렇죠?
만히 느낍니다..어머니의 그 크신 사랑을...
고운초롱 2008.01.22. 12:17
울 데보라님,울 유지니님,
글구 울 보리피리 젊은오빠,울 고우신 님덜~!

까꽁?
초롱이 겁나게 바쁘니깐~ㅋ
이따가 올게욤~ㅋ
구레둥 정성 가득히 준비한~ㅎ
요거~↓~ㅎ 맛나게 머꼬 이써욤~*^^*

알징??
데보라 글쓴이 2008.01.23. 02:13
초롱님/ 무지 바쁘신가봐요
천천히 드세요...체하시겠어요..
그렇게 급하게 비비고 드시다가는...ㅎㅎㅎ
맛있겠다...
근데..난 매워서...ㅋㅋㅋ

고맙습니다...나중에 봐용~
이몸도 총총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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