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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는 말들 / 이 별에 다시 올 수 있을까

오작교 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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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에서 오래 살다 온 분이 마사이족에겐 '죽다'라는 말이 없다고 하더군요. 죽음이란 걸 인정하지 않는 심리인지, 아니면 생과 삶을 같은 것으로 보는 불교적인 사고방식이 어느새 마사이족에게까지 영향을 지친 건지….

 

   필리핀에 사는 한 부족에게는 '싫어하다', '미워하다', '전쟁'이라는 말이 아예 없다고 합니다. 그뿐 아니라 에스키모인 중에서 '우트쿠 이누이트 에스키모'라 불리는 우트쿠족은 분노를 느끼지 않는다고 합니다. 느끼지 않으니 당연히 분노하지도 않겠지요.

 

   정말이라면 이 사람들이야말로 도인의 단계에 접어든 사람들 같군요. 분노라는 감정이 없으니 당연히 분노에 해당하는 단어도 없다는 우트쿠족처럼 우리는 언제나 분노라는 단어를 잊어버리고 사는 날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참으로 부러운 일입니다. 티베트인들이 자학이란 단어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스스로를 자학한 나머지 우울증에 걸리거나 목숨을 버리기도 하는 우리 청소년들을 티베트로 보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무자비한 중국에게 나라를 빼앗기고도 자학하지 않는 그들을 보면 비록 나라는 오랑캐에게 빼앗겼지만 결코 스스로 멸망하진 않을 거라고 궅게 믿게 됩니다.

 

   아메리카 원주민들 중에 또 어떤 부족은 '거짓말'이라는 단어가 없다고 합니다. 거짓말이라는 단어가 없다니 참! 그렇다면 우리나라 정치인 같은 사람은 한마디도 말을 할 수가 없을 텐데 어떻게 살 수 있을까요?

   나아가 그 부족 사람들은 거짓말이라는 단어가 없는 만큼 거짓된 사고방식이나 행동도 하지 않는다는데, 이거 혹시 거짓말 아닐까요?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정치인들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거짓말이 없다니 설마 그러려고? 하는 마음이 든다면 우리는 이미 거짓 세상에 길들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어린왕자의 여우는 길들여진다는 것은 사이가 좋아진다는 거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거짓 세상에 길들어 어느새 그것과 너무 사이좋게 지내고 있습니다.

 

글 출처: 이 별에 다시 올 수 있을까(김재진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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