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통에 빠진 결혼반지 / 아버지 술잔에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수세식 변기에 빠뜨렸다. 변기가 막혀 할 수 없이 변기를 뜯어 다시 붙이는 공사를 벌여야 했다. 엄마는 문득 자신이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시골 친정집에서 겪은 일이 떠올랐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딸이 시골 친정집에 신랑과 함께 하룻밤을 묵으러 들렀다. 밤에 아랫배가 살살 아파오자 딸은 용변을 보기 위해 마당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에 들어갔다. 희미한 불빛 속에서도 결혼반지는 반짝거렸다. 딸은 결혼반지를 손가락에서 빼어 만지작거렸다. 그러다가 손이 미끄러져 결혼반지를 놓치고 말았다. 반지는 똥통에 빠져버렸다.
화들짝 놀란 딸이 구멍을 통해 아무리 아래를 내려다보아도 똥 속에 묻혀 버린 반지는 보이지 않았고, 지독한 냄새에 얼굴만 벌게졌다. 하는 수 없이 화장실 밖으로 나왔지만 딸은 안절부절못했다. 이때 밖으로 나오던 아버지가 딸의 이런 모습을 보았다. 평소 딸의 표정을 잘 알고 있는 아버지는 자초지종을 물었다.
“네 표정이 안 좋아 보이네. 어디 아픈 것 아니냐?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냐? 혹시 신랑하고 무슨 일이 있는 거 아니냐?”
“아무 일도 없어요.”
“아무 일도 없다면서 왜? 나는 못 속인다. 네 얼굴 보니 걱정이 꽉 끼어있어.”
딸은 난감하고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며 사실대로 말했다.
“결혼반지를 그만 화장실에 빠뜨렸어요. 아무리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가 없어요. 신랑이 알면 신혼부터 얼마나 재수 없다고 하겠어요. 신랑한테는 절대로 말하면 안 돼요.”
아버지는 걱정하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
“아니다. 예전부터 똥 꿈꾸면 돈이 생긴다고 하더라. 그러니 너는 부자로 잘 살 거야. 반지에 대해서는 내가 똑같은 것으로 마련해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라.”
“아버지. 우리 형편에 어떻게 똑같은 반지를 사 줄 수 있겠어요? 그나저나 어떡하면 좋아요?”
“걱정하지 말라니까 그런다. 어떡하던지 내가 똑같은 것으로 마련해 주면 안 되나. 마음 푹 놓고 있어.”
빠듯한 살림살이에 또다시 값비싼 결혼반지를 마련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딸은 아버지의 말이 커다란 위안이 되었다.
딸은 신혼 살림집으로 돌아왔다. 신랑은 눈치를 못 챈듯 했다. 딸의 머릿속은 반지 생각으로 가득 찼다. 오후 나절에 신혼집의 전화벨이 울렸다. 딸이 받으니 들뜨고 흥분된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다! 반지 찾았다! 깨끗이 씻어서 닦아놓았으니 가지러 와라.”
“아버지! 뭐라고요? 어떻게 된 건데요?”
“너 가고 나서 똥바가지로 조금씩 퍼내어 체 위에 물 부어가며 샅샅이 뒤졌어. 비누에 여러 번 씻어서 깨끗이 닦아 놓았으니까 아무 걱정 말고 마음 푹 놓고 있어.”
아버지는 딸의 결혼반지를 찾기 위해 딸이 집을 나서자마자 분뇨를 조금씩 퍼내 체에 거르며 샅샅이 뒤진 것이었다.
반지를 돌려받은 딸은 자주 반지를 보며 말한다.
“이 반지 보면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이 반지는 아버지 사랑의 증표입니다.”
글 출처: 아버지 술잔에는 눈물이 절반이다(윤문원, 씽크파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