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나서니 봄이 와 있었습니다.
나뭇가지에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차림에도
밝고 따스한 기운이 넘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 가슴은 아직도 겨울인가 봅니다.
차갑게 얼어붙은 채 떨고 있습니다.

당신이 너무나 보고 싶어
눈물이 났습니다.
한 방울...
한 방울...
왜 나는 울고 있을까요.

보고 싶습니다.
눈물이 콧등을 타고 바닥에 떨어져 내려도
서둘러 닦아내지 못합니다.
아니, 닦아낼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마저
덧없이 지워져 버릴까봐
차마 닦아내지 못합니다. 

언젠가는 나에게도 봄이 오겠죠.
꽃들이 피고 벌과 나비가 날아다니겠죠.
하지만 당신 없는 나는 이미
내가 아니랍니다. 

너무나 보고 싶어 눈물이 났습니다.
바보처럼 또 눈물이 났습니다.


너무나 보고 싶어 눈물이 났습니다 / 장세희